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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일주/05. 아르헨티나

[부부세계일주 D+78]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카페 토르토니 Cafe Tortoni / 대원정 해물찜 / 팔레르모 소호거리

by Joy and Jay 2018. 5. 16.

 

 

20180513

부부세계일주 D+78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일요일 아침.

느지막히 일어나 빨래를 시작하고 집청소도 하면서 오전 시간을 보냈다.

숙소가 다 좋긴한데 세탁기와 건조기가 건물 옥상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거라

타이밍을 놓치면 시간을 헛되이 보내게 된다는 게 문제였다.

다행히 주말 아침임에도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 바로 돌렸다.

 

오늘 4시에는 아사도모임에서 만났던 교민분께서 저녁식사 같이 하자고 초대해 주셨는데

집안일을 하고나니 점심먹기가 애매한 시간이라 간단히 라면을 끓여먹었다. ㅋㅋㅋ

 

티비에서 넷플릭스를 볼 수 있는데 찾다보니 한국드라마가 꽤 있어서

나쁜녀석들1 정주행을 시작했는데 겁나 꿀잼 ㅠㅠㅠㅠ

드라마 보면서 시간 떼우다가 교민분을 만났는데

시간이 이른편이라 외곽으로 나가나 했더니 관광지로 이끌어주셨다!

 

데려가 준 곳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오래된 카페로 유명한 카페 토르토니(Cafe Tortoni).

어제 센트로에서 돌아다닐 때도 깜빡했던 곳을 이렇게 오게 될 줄이야-

유명한 카페 답게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줄이 금방 줄어들어서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문 앞에서부터 직원이 안내를 해주는데

우수아이아 백년카페보다 훠얼씬 크고 화려했다.

 

 

 

솔직히 카페 분위기로 먹고 들어가는거지

커피맛은 쏘쏘였다ㅋㅋㅋㅋ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갈 예정이었기에 베이커리는 먹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크로아상은 세네개씩 놓고 먹는듯 했다.

 

 

 

매장 한 켠에 기념품샵도 있는데 저렴한지는...

형님께서 사셨던 마테컵은 250페소였다.

 

 

 

저녁 식사로 뭘 먹어야하나 고민하다가

내가 해산물이 더 당긴다 했더니 해물찜을 먹으러 가자며 한식당으로 데려가 주셨다:)

가게이름은 대원정

한인들의 옷 도매상가가 많은 아베쟈네다 거리 근처에 있는 식당이었다.

 

 

 

고깃집이었던 한국관과는 다른 분위기.

2층도 있어서 회관같은 느낌이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반찬으로 한상 차려졌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육회는 한국관에서도 먹었지만 또 먹어도 맛있었고,

추가로 감자탕과 부추전이 나왔는데 이 역시도 걍 끝장ㅠㅠㅠ

차려진 반찬들로 이미 공깃밥 반 그릇을 먹었다.

 

 

 

그리고 나온 메인!

여긴 아구가 없어서 해물로만 찜을 한다고 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콩나물도 먹고ㅠㅠㅠ 조금 더 매콤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충분히 맛있었다.

 

해물찜으로 우리 둘은 배터지게 먹었는데 형님 공깃밥은 반도 안비워져 있길래 왜케 식사를 못하시냐 했더니

아 자기가 얘기하는 걸 깜빡했다며 이집은 후식으로 냉면이 나온단다 ㅋㅋㅋㅋㅋㅋㅋ

냉면이요?!!!!!!!!!!!!

 

배가 터져도 냉면은 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물냉을 시켰다.

(여기는 물냉이 더 맛있다고 했다ㅋㅋ)

 

 

 

고깃집에서 시키는 맛보기냉면 같은 양이었지만

냉면도 무한리필이 된다고 하셨다.

얼마만에 먹어보는 냉면육수인지 ㅠㅠㅠ 공짜치곤 꽤나 퀄리티있는 냉면이었다.

 

조금만 더 일찍 말해주셨으면 밥 적당히 먹었을텐데 배가 너무 불러서 면을 다 먹질 못했다. 아까비 ㅠㅠ

 

 

 

밥을 다 먹고나서 형님께서 물으셨다.

소망씨 단거 땡기지 않냐고.

어머 어떻게 아셨어욬ㅋㅋㅋㅋㅋㅋㅋ 하니 데려가 주신 크레페집 크레파스(CREPAS).

팔레르모 소호거리에 있는 곳이었는 데 정말 한국에서 볼 법한 카페였다.

얼마전 다녀간 소호거리인데 왜 우리는 못봤지..?

 

커피도 해물찜도 다 얻어먹어서 후식은 우리가 사려 했는데

이마저도 계산을 못하게 하셔서 또 얻어먹었다.ㅠㅠ

 

이렇게 귀한 인연도 계속해서 만나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오래 머물기로 한 게 얼마나 잘한 결정이었는지:)

서로를 칭찬하기 바빴다.

 

 

 

크레페는 개당 160페소로 우리나라에서 사먹는 것과 비슷한 가격이었다.

딸기맛 바나나맛 하나씩 주문했는데 오랜만에 누텔라도 맛보고 맛있게 먹었다.

 

매일 숙소에서 저녁해먹고 나면 8-9시라 쉬기 바빴는데

이렇게 밤에 나와서 뭘 먹고 노는게 얼마만이었는 지 ㅋㅋㅋ

형님께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밤문화가 발달했는데 왜 여기가 위험하다고 하는 지 모르겠다며

크레페를 다 먹은 나를보고 목마르지 않냐고, 굳이 답을 듣고싶지 않아하는 질문을 하시며ㅋㅋ

우리를 맥주집으로 인도해 주셨다.

 

우리 오늘 집 갈 수 있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레페집 근처에 있던 수제맥주집 TEMPLE.

얼마 전에 방문하셨을 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른 집 가셨다며 데리고 가주셨는데

맥주까지도 형님께서 사셨다 ㅠㅠㅠㅠ 하루만에 빚쟁이 다됐다.

 

 

 

일요일 새벽 12시가 넘었음에도 북적북적했던 매장.

첫 잔 이후로 세 번을 더 주문했는데 그 중 한 번만 우리가 샀다ㅠㅠ

피가되고 살이되는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셨는데, 특히 우리의 주 화제였던 것은 아르헨티나 이민이었다.

 

형님께서 어떻게 아르헨티나 이민을 오게 됐으며,

작년에 19년만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실망했다는 이야기.

특히나 인상깊었던 얘기로는,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오면 현지인 밑에서 일을 하는게 아니라 현지인을 부리는 자영업을 많이 하는데

한국에서는 공부하고 대학 잘 가서 목표로 삼는 거라곤 결국 월급쟁이 아니냐며.

당장은 모르겠지만 10년 뒤를 보면 큰 차이가 있을 거라는 말씀이었다.

정말... 좋은 회사 들어가서 월급 잘 받는 것을 목표로 삼고 살지 않냐는 말이 깊게 박혔다.

 

그러다보니 오빠가 아르헨티나 이민에 급 관심을 갖게 됐는데ㅋㅋㅋㅋ

형님께서 아르헨티나에서 아기 낳으면 모든 가족에게 영주권이 나온다며, 원정출산을 추천하셨다.

우리 이제 막 결혼했는데요....ㅋㅋㅋㅋㅋㅋㅋ

 

한국에 비해 이곳에서 사는게 너무 좋지만 그나마 단점을 꼽자면

교민 사회가 작기 때문에 연예인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옆집 수저개수까지 다 파악하고 있을 정도로 친해서 좋다면 좋고 나쁘다면 나쁜?

나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는데 오빠는 모르겠다.ㅋㅋㅋ 

 

농담도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새벽 한 시.

매장이 문닫는 시간이 아니었으면 더 죽치고 있을 뻔했다;)

 

 

 

숙소로 들어오니 한 시 반.

형님께서 다음에 집에 한 번 초대할테니 또 만나자며,

여행자 입장에서 너무나 감사한 말씀을 해 주셨다 ㅠㅠㅠ

 

네네 그래야죠.

불러주시면 당연히 가야죠.

그렇게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지고 씻고나니 두시 반.

오전에만 해도 이렇게 빡시게(?) 하루를 보낼 거라곤 생각을 못했는데 형님 덕분에 정말 즐겁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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