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8
부부세계일주 D+175
독일 베를린
라운지 소파에 누워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탑승시간 맞춰 게이트로 이동했다.
너무 피곤해서 비행기 타자마자 바로 잠들 줄 알았는데, 기내식을 주니까 눈 떠서 챙겨먹기;)
아침이라 배가 많이 안 고플 것 같아 나는 아침 기내식 역시 과일식으로 신청했는데,
오빠가 받은 일반 기내식 메뉴를 보고 과일 시키길 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크게 가리지 않는 오빠였는데 거의 다 남겼음ㅋㅋ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 타고 터미널로 이동-
수도 공항치곤 참 작다 싶었는데, 오빠 말로는 공항이 하나 더 있단다. 그렇구나.
나에게 독일은 13년, 14년에 이어 세 번째 방문이고
오빠의 경우에는 독일로 매년 출장을 왔기에 더 많이 왔던 나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곳을 이번 여행루트에 낀 가장 큰 이유는 오빠 회사사람들과 만나기 위해서였다!
오빠의 6개월 휴직을 적극적으로 밀어주셨던 팀장님이 우리의 여행기간 중에 독일로 돌아가셨기에
오빠가 꼭 독일에서 만나 다시 한 번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어했고,
세계일주를 한다 하니 오빠의 독일인 직장 동료들이 만나고 싶어하기도 했다.
이렇게 인기남인 줄 몰랐다 정말ㅋㅋ
회사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뉘른베르크로 가야했는데,
독일 가는 대신 내가 한 번도 가지 못했지만 꼭 가보고 싶었던 베를린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의 독일 일정은 베를린 3일, 뉘른베르크 3일로 결정-
긴 일정이 아닌데다 이제 양가 식구들에게 줄 기념품도 구매해야 했고 친구들도 만나야 하기에
마지막까지 열심히 움직여야 했다.
짐 찾는 곳에서 부터 홍보하던 베를린 웰컴카드.
여행하는 마지막 도시라고 잘 찾아보지도 않고 그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아본 바로는
베를린 웰컴카드가 있으면 대중교통은 무제한 무료탑승이 가능하며,
각종 관광지도 할인 받고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고 공항 인포에서 바로 발급받을 수 있다기에
시내로 이동하기 전에 발급을 받고 나가려 했는데,
막상 할인 받을 수 있는 관광지 내역을 살펴보니 딱히 우리가 가고싶은 장소가 없었다.
대중교통 무제한 무료탑승이라는 큰 혜택이 있긴 하지만,
1인 7유로로 원데이 티켓도 구매가 가능하니 우리에겐 큰 메리트가 없는 것 같아
구매를 포기하고 일단 오늘은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기에 1회용 티켓으로 숙소까지만 이동하기로 했다.
1회권은 공항 밖 버스정류장 앞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1개당 2.8유로이지만 4장을 한꺼번에 구매하면 9유로로 조금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역시 유럽답게 교통비는 겁나 비싸다 싶었지만, 90분 내에 환승도 가능하다니까..
숙소까지 한 번에 가는 방법은 없고 버스를 타고 가까운 우반(U-bahn) 역으로 이동 후 지하철을 타고 가야 했다.
큰 배낭을 메고 버스에 오르니 뒷 좌석에 앉아있던 독일인이 흥미로웠는지
우리가 내릴 때 까지 어디 여행중이냐, 어디가 제일 좋았냐 부터 시작해서 본인의 여행얘기까지 꺼내기 시작했다.
짧았지만 역시 다른 사람과 여행 얘기를 하는 건 참 재밌다:)
우반 역에서 나와 숙소로 몇 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
그 동안 다녀왔던 독일 도시 중 제일 세련되고 조용한 동네 같았다.
물론 우리가 묵으려 한 곳이 중심지가 아니어서 더 그랬겠지만, 정말 또 하나 살고싶은 도시가 된 베를린!
헝가리에서 샀던 보다폰 유럽 통합유심을 이 주 정도 사용 한 후 이집트 유심으로 갈아끼워서 썼기에
한 달 짜리니까 독일 가서 다시 끼우면 사용 가능하겠지 싶었는데 큰 오산이었다.
우리가 유심을 사용하지 않아도 유심의 유효기간은 지나나보다ㅜㅜ
덕분에 인터넷이 되지 않아 숙소 체크인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어찌됐든 들어온 숙소는 쾌적하니 나쁘지 않았다.
제일 좋았던 건 침대 앞에 티비가 있었고, 티비는 넷플릭스를 지원한다는 것.
얼마만의 넷플릭스니!
일정이 빡센데도 넥플릭스가 있으니 티비도 열심히 봐야했다ㅋㅋㅋㅋ
방 벽 한 켠에 붙어있던 세계지도.
호스트도 여행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인 지, 다녀온 도시에 깃발을 꽂아둔 게 인상적이었다.
우리도 한국 돌아가면 세계지도를 꼭 걸어두리라 다짐했다.
짐을 풀고 점심을 먹을 겸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독일에 왔으니 독일음식을 먹어야지! 하며 커리부어스트 맛집을 찾아가기 전에 프레첼도 하나 맛 보고;)
비록 버터는 끼워넣지 않았지만 빵 자체로도 떡같이 쫄깃쫄깃하니 맛있었다.
정말 거리도 깨끗하고 건물도 하나같이 다 세련되고!
여태껏 다녀봤던 독일 도시 중 제일 좋았다.
20여분 간 걸어 도착한 커리부어스트 맛집-
커리부어스트 3.5유로, 감자튀김 2.6유로로 저렴한 데, 음료가 비싸다ㅜㅜ
싸다고 이것저것 주문했더니 18유로 정도 나온듯.
내부도 공간이 많았지만 굳이 밖에 앉아서 맥주와 함께 즐겼는데
아 정말.... 너무 맛있다.
배운 사람(?) 답게 감자튀김은 마요네즈와:9
원래 오늘 계획은 휴식이었지만 배도 부르고 기념품도 살 겸 걸어서 백화점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렇게 오래 싸돌아 다닐 줄 알았다면 1회권이 아니라 1일권을 살걸 그랬나 싶었다.
제일 유명한 카데베백화점 가는 길에 와이파이 좀 쓰려고 쇼핑몰을 들어갔는데,
안에 들어가니 편집숍 위주의 쇼핑몰이라 우리가 찾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쇼핑몰이 동물원과 연결이 되어 있는 지 1층 카페에서 원숭이를 볼 수 있었다.
이미 오래 걸어서 나가리 된 상태였지만 꿋꿋하게 카데베 백화점 입성.
대충 한 명당 10만원 선에서 선물을 구매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취급하는 브랜드도 많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예산 초과라 한참을 찾아도 빈손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ㅜㅜ
역시 백화점은 무리였나보다. 다시 다른 선물을 생각해 보자 하며
카페인 충전도 할 겸 백화점 옆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아인슈타인 카페를 찾아갔다.
샴엘셰이크에서 망한 흔적만 보았던 아인슈타인 카페를 독일에서 다시 볼 줄이야.
아이스 아메리카노 파는 지 조심스럽게 물어봤는 데 주문 가능하다 해서 시켰더니
커피를 얼음과 같이 갈았는 지 영 밋밋하다.
처음 나온 색깔 보고는 라떼가 나온 줄 알고 오빠가 잘못 주문해서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다.ㅋㅋㅋㅋ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스타벅스에서 먹는걸로...
쓸데없지만, 카데베 백화점 근처에 있는 레고샵에서 본 해리포터.
핡 탐나. 예뻐.
하나쯤 사서 집에 둬도 좋겠다 싶어 오빠를 찾았지만,
이미 오빠는 문 앞에 서서 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뭐라도 건져가겠다며 백화점부터 쇼핑몰까지 다 뒤졌지만 결국 빈 손으로 숙소로 복귀.
들어가기 전에 마트에 들러 저녁 장을 보았다.
오늘 저녁은 너무너무 오랜만에 먹는 스테이크!!!!!!!!
채소까지 사서 구워먹고, 샐러드도 해 먹고-
그것도 모자라 맥주까지ㅋ_ㅋ
천국이 따로없다. 소고기가 이렇게 맛있었나 싶었다.
아침부터 이동하느라 피곤했으니까 오늘 하루는 여기서 마무리.
내일은 하루종일 관광하는 날인데 부디 날이 좋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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