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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일주/13. 터키

[부부세계일주 D+152] 터키 이스탄불: 바이택시 어플 비추후기 /구시가지 -> 사비하 공항 이동 / 탁심광장 공항버스 / 사비하 공항 라운지 CIP Lounge / 터키 쉽지않아... / 이스탄불 -> 이집트 샴엘셰..

by Joy and Jay 2018. 8. 2.

 

 

20180726

부부세계일주 D+152

터키 이스탄불

 

 

 

어느덧 이스탄불의 마지막 날. 재수없게도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어제 저녁에 날씨 확인 했을 때만 해도 비 온단 얘기는 없었는데 말이야.

부디 체크아웃 전까지는 그치길 바라며 천천히 짐을 싸고 정리를 시작했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빗줄기가 더 굵어질 뿐이었다.

 
호스트에게 체크아웃 시간을 조금 늦출 수 없냐고 양해를 구하니 한 시간을 연기해 주었는데,
그럼에도 비가 그치질 않아 어쩔 수 없이 짐을 로비에 맡겨놓고 점심을 먹고 오기로 했다.
 
어제 딱 쓸 돈만 빼놓고 다 털게 설계를 해서(?) 남은 현금이 얼마 되지 않았기에 거창한 식사는 할 수 없었고,
첫 날 닭을 사 먹었던 곳을 가서 한 번 더 먹기로 했다.
구운 닭이 8리라였기에 밥을 포함해서 메뉴를 하나 더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8리라는 테이크아웃 전용 가격이었는 지 매장에서 먹으면 가격이 더 붙어서 갖고있는 돈으로는 닭과 밥만 먹을 수 있었다.ㅜㅜ
 
겁나 짠내 났지만 더 쓰고싶은 생각은 없어서 일단 이렇게만 먹었는데,
밥생각이 없기도 했고 닭이 양이 많아서 둘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다행히 밥을 먹고 나니 비가 그쳤고, 숙소로 돌아가서 탁심광장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새벽 비행기를 타야 하는 날인 만큼 20분을 걸어 버스정류장을 가고 싶진 않았기 때문.

우버 어플을 켜 보니 이용 가능한 택시가 몇 대 있었는데,

인터넷에 터키 우버를 검색해 보니 터키에서 우버도 불법이라며

이용 시 걸리면 승객 벌금이 300리라라는 글을 보고 냉큼 마음을 접었다.

남미 아르헨티나에서도 우버가 불법이긴 했지만 몰래 잘 썼는데, 터키에서는 괜히 몸을 사리고 싶었다.

 

길 다니다가 택시를 잡아 탈까 했지만, 미터기 켜고 가면 뺑뺑 돌아가서 돈을 더 지불했다는 글을 보고 역시나 포기.

그러다 바이택시 어플을 알게 되었는데, 관련 블로그는 몇 개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더 신빙성이 있지 않을까 싶어

어플을 깔고 가입을 해서 택시를 요청해 보았다.

 

그러나 우리 숙소 위치가 외진 곳도 아닌데 픽업 요청이 수락되고 조금 오더니 계속 기사님들이 취소를 해 버렸다.

그렇게 거절 당한 게 네 차례. 그늘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긴 했지만 슬슬 빡치기 시작했다.

거절 할거면 처음부터 수락을 하지 말든가. 왜 오다가 취소를 하는거야 왜.

 

그러다 지나가던 택시가 우리앞에 서서 어디가냐 하길래 탁심광장까지 얼마냐 물으니 50리라를 불렀다.

우리가 있는 곳에서 탁심광장까지 25리라면 된다는 블로그를 보기도 했고,

바이택시 어플에서도 약 25리라라고 가격이 나왔는데 50리라라니ㅋㅋㅋ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됐다고. 우리는 30리라밖에 없다하고 보내려 하니 그럼 40리라에 가겠다고 딜을 했다.

정말 징글징글하다.

 

그렇게 이 택시기사도 보내버리고, 사전오기만에 바이택시 어플로 택시 픽업에 성공하여 기쁨에 젖은 것도 찰나,

우버 어플처럼 가격이 딱 정해지고 계산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오빠가 타기 전 25리라가 맞냐 확인을 하니 미터기란다.ㅋㅋㅋㅋ

미터기면 우리가 왜 이 택시어플을 사용한거야. 이 때부터 멘탈 탈곡이 시작됐다.

 

아 그럼 미안하지만 못 타겠다. 우리는 현재 30리라밖에 없다고 기사님께 말씀을 드리니 터키어로 말을 하란다.

터키어를 할 줄 알면 영어를 쓰겠니. 안그래도 날 더운데 스팀 팍....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잡힌 택시였기에 구글 번역기 어플을 사용하여 30리라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었더니

뭐라뭐라 하더니 택시를 타라는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재차 확인을 해도 알겠단 신호를 보내길래 오 협상이 됐나보다 싶어 기분 좋게 짐을 싣고 올라탔는데,

웬걸. 어플로 고객을 발견할 수 없다며 픽업을 취소해 버리더니 미터기를 킨 기사님.......

설마설마 하는 마음으로 그냥 앉아서 가는데 기사가 길도 잘 모르는지 뺑뺑 돌고 운전도 막 하고,

심지어 교통체증도 심해서 진짜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13리라를 찍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번더 우리는 30리라밖에 없다. 이것만 받는 게 맞냐. 하니

당당하게 미터기를 가리킨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마지막까지 쉽게 보내주질 않는구나.

돈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버스를 타고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차 세워달라고 하고 내려버렸다.

13.XX리라였는데 20리라를 주니 5리라만 건네주던 택시기사.

진짜 기사님이라고 존칭 쓰기도 싫다.

 

어찌됐든 길 한복판에 내려졌으니 다시 가방을 메고 근처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는데, 재수없게도 자판기가 없는 정류장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타야하는 버스가 왔을 때 기사님께 현금 내도 되냐 물었는데 교통권 사오라고 거절을 당해 버린 우리.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다. 최악 중 최악.

 

어쩔 수 없이 근처 정류장이나 지하철역에 가서 교통권을 사와야 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오빠가 혼자 다녀올테니 짐을 지키고 있으라 해서 바닥에 앉아 한참을 기다렸다.

 

한 손에 교통권을 들고 해맑게 금의환향한 오빠.

이제 탁심광장으로 갈 수 있겠다 싶어 다시 한 번 기운을 내는데 진짜 환장하는 게 교통권을 찍는 데 계속 오류가 났다.

버스 기사님도 승객도 그거 사용한 티켓이라며 현금내고 타라는데, 이 때는 너무 화가나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이제 막 사온 티켓이다. 우리 안 썼다 어필을 해도 안된다고. 현금 내라고.

 

현금 내고 타도 되는 거였으면 교통권 사는 고생을 왜했지?

숙소에서 탁심광장 가는 게 이렇게 힘들 일인가?

우리가 터키에 무슨 잘못을 했다고 기분좋게 여행와서 이렇게 힘들어야 하지?

진짜 탁심광장까지 가는 동안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숙소에서 나온 지 두 시간만에 도착한, 탁심광장 근처 스타벅스.

공항버스를 타기 전 커피도 마시고 밀린 블로그도 쓸 겸 일부러 찾아 왔는데,

아직 우리의 고생길은 끝나지 않은 것인지 와이파이 연결이 되지 않았다.

WISPOTTER 와이파이였는데, 로그인을 하려면 페이스북 연결 및 핸드폰으로 인증번호를 받아야 했는데

우리가 유럽통합유심을 사용하고 있어서 그런건지 몰라도 암만 인증번호 요청을 해도 오질 않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오는 데 진이 다 빠져서 그랬는 지 더 이상 화가 나진 않았고,

체념한 채로 남은 잔돈으로 슈퍼에서 간식거리를 사 먹었다.

3.25리라로 이렇게 많은 군것질거리를 살 수 있는데, 택시로 15리라, 교통권으로 10리라를 날려먹다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진짜 다시 태어나도 터키는 안온다고, 터키 근처도 안 오겠다고 다짐하게 된 순간이었다.

 

 

 

비행기가 열 한시 넘어 있었지만 스벅에서 인터넷을 하지 못했기에 라운지 가서 쓰려고 일찍 공항버스를 타러 갔는데

하필 차가 막히는 시간이었는 지 한 시간 거리를 거의 두 시간만에 걸려 도착했다.

일찍 공항에 오길 잘했다며, 그래도 아직 라운지에서 뽕 뺄 시간은 남았다고 좋아했는데 체크인 카운터가 역대급 헬게이트였다.

 

우리가 탈 페가수스항공사가 운행하는 모든 비행편이 다 열린 상태라

D,E 카운터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직원들이 승객들을 재배치해가며 조절을 한다고 하는데도 한 시간을 기다린 셈이었다.

 

드디어 짐 부쳤다고 좋아할 일도 아니었던 게, 입국심사 줄은 그 이상으로 길었다.

줄만 길면 다행이게, 북적북적한 상태에서도 새치기 하는 사람들도 간간히 보여서 진짜 개개개빡쳤다.

누군가 새치기하지 말라며 항의를 하니 자기 비행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오히려 당당하던 사람들ㅋㅋㅋㅋ

미안한데 자기 비행시간 때문에 먼저 가도 될까요 하며 양해를 구해도 모자를 판에

대체 왜 자기들이 적반하장 식으로 나오는 지 당최 모르겠다.

 

 

 

입국심사에서도 한 시간 가량을 뺏기고, 겨우 입성한 라운지.

저녁을 못 먹어서 라운지에서 배 채울 생각으로 들어왔는데, 하필 이스탄불에서 카파도키아 갈 때 이용했던 라운지와

똑같은 곳이라 취급하는 음식도 똑같았다. 즉, 맞는 음식이 없었다.......

정말 마지막까지 힘들다 터키 ㅠㅠㅠㅠㅠ 쉽지않아..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와이파이는 쓸 수 있었다는 것.

음식 쪼가리 주워먹고 있다보니 미니구마부부님도 라운지에 입성하셨다.

못 올줄 알았는데 비행기가 45분 연착됐다고 떠서 들어오셨다고ㅋㅋㅋ 우리는 연착 된 줄도 몰랐는데..

 

어찌됐든, 라운지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더 길어져서 이전에 못다한 대화도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탑승 알람이 뜬 걸 보고 일어났다.

 

빨리 이집트로 넘어가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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