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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일주/10. 이탈리아

[부부세계일주 D+128] 이탈리아 피렌체: 친퀘테레(Cinqueterre) 당일치기 / 다섯 마을 도장깨기 / 코르닐리아 젤라또집 Alberto Gelateria

by Joy and Jay 2018. 7. 7.

 

 

20180702

부부세계일주 D+128

이탈리아 피렌체

 

 

 

피렌체에서의 첫날밤은 좀 더워서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켜고 잤더니 

창문에 방충망이 없던 탓에 한 시간 사이에 모기에 아홉방이나 물려버렸다.

벅벅 긁는 걸로 버티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챙겨온 호랑이 연고를 발랐는데 그 사이에 잠이 깨버린 나.

그러다 오빠도 뒤척이다가 말똥말똥 눈뜨고 핸드폰 하고 있는 날 보며 잠에서 깨버렸고,

날 위해서 그 새벽에 모기를 다 잡아주었다.ㅋㅋㅋ

퍽퍽 슬리퍼로 내치는데 터지는 새빨간 피... 빠빠빨간맛 맛있었니?;)

 

그리고 새벽 6시에 기상해서 친퀘테레행 기차에 오른 우리. 정말 맨 정신이 아니었다.

피렌체 근교 당일치기로 유명한 도시로 피사와 친퀘테레가 있고, 우리는 그 두 도시를 오늘 다 다녀올 예정이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체력만 따라준다면 못 다녀올 건 없다고 하고,

마침 기차도 산타마리아노벨라 역에서 친퀘테레가 있는 라스페치아 역까지 직행이 아니고

피사역에서 정차를 하기에 못 할 건 없다고 생각했다.

 

보통 두 도시를 당일치기 할 때 피사를 먼저 찍고 친퀘테레를 가지만,

우리가 탄 기차 다음이 세 시간 뒤에 있어 친퀘테레에 너무 늦게 도착할 것 같아

일단 친퀘테레를 먼저 찍고 돌아올 때 피사를 방문하기로 했다.(하지만 결국 피사는 못갔다.)

 

 

 

 

역에 20분 전에 도착하여 바로 발권 성공:D 아침 7시 기차라 그런지 기차도 널널했다.

피사까지 가는 그 50분동안 둘 다 꾸벅꾸벅 조느라 정신을 못차렸다.

 

피사 중앙역에서 30분간 환승텀이 있었는데, 이 때 우리는 역 밖에 있는 마트에 들러 점심거리를 사기로 했다.

역 주변에 있는 마트는 8시 반 오픈이라 조금 더 걸어서 8시 오픈하는 CORAD를 들렀는데,

기차 안 놓치려고 둘이 작전까지 짜가며 장을 봤다. 정말 시작부터 힘들었다.

 

 

 

한 시간 반 정도 더 달려 도착한 라스페치아 역.

열차에서 내린 후 바로 앞 친퀘테레포인트라고 써있는 사무실에서 

하루 동안 기차와 버스, 그리고 유료 화장실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친퀘테레 패스를 사야 했는데,

사람이 엄청엄청 많아서 기차를 내린 지 30분 만에야 패스권을 구매 할 수 있었다.

1인 원데이 패스 가격은 16유로이며, 지도와 기차 시간표를 같이 나눠준다.

 

여느 기차와 마찬가지로 타기 전 펀칭은 꼭 해야하며, 구매 시에 티켓에 이름까지 기재를 하라고 한다.

시키는 대로 하고 기차를 탔는데 앞에 앉아 계시던 이탈리아 할아버지께서

이름 꼭 써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놓치더라라며 한 번 더 조언을 해 주셨다.

 

 

 

티켓 뒷면 하단에는 와이파이 정보도 기재가 되어있다.

친퀘테레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개인코드 인 것 같은데, 나같은 경우에는 시내에서는 연결이 잘 안됐고

그나마 기차 기다리는 동안 역에서나마 잠깐씩 사용이 가능했다.

 

친퀘테레는 이름 그대로 다섯 개(cinque)의 마을(terre)을 뜻하며, 모두 기차로 이동이 가능하다.

라스페치아 역에서 친퀘테레의 첫 번째 도시 리오마조레까지는 9분,

각 역 간 이동시간은 3분이지만 기차마다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자리에 앉기란 쉽지가 않았다.

 

 

 

드디어 도착한 리오마조레(Riomaggiore) 역.

인터넷으로만 보던 곳을 직접 오게 될 줄이야. 몸은 엄청나게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설렜다.

 

 

 

리오마조레 뷰포인트까지 가는 길은 역 옆에 나있는 터널만 쭉 따라가면 된다.

처음엔 어디로 가야하나 역 밖으로 나가서 한참을 헤맸는데, 오빠가 인터넷보고 알아냈다:9

오빠 없었으면 정말 여행이 힘들었을거야.

 

 

 

터널 밖으로 나오면 이렇게 마을이 옆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마을 내 구경을 할 생각은 없었으니 바로 전망대로 이동했다.

전망대 가는 길은 터널 근처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본다는 생각에 설레면서도 이걸 다시 올라와야 한다니 하며 절망하기도 했다.ㅜㅜ

 

 

 

그리고 한참을 내려와 마주한 해변가와 리오마조레의 뷰포인트.

솔직히 기대했던 바에 미치지 못한 풍경이라 감흥이 싹 사라졌다.ㅋㅋㅋㅋ

겨우 이거??? 차라리 포지타노가 더 예쁘다 라는 생각이 더 강했던.

 

 

 

저 밑에서 화보촬영을 하는 지 반사판까지 사용해 가면서 사진을 찍고있었고,

그 옆에선 사람들이 해수욕과 다이빙을 즐기고 있었다.

물이 엄청 맑아서 나도 발이라도 한 번 담가보고 싶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뷰포인트에서 사람들 사이에 껴서 사진 한 번 찍고,

아래로 내려가서 마을 쪽을 한 번더 찍었는데, 여기서 보는 게 더 예쁜 것 같기도..

 

 

 

리오마조레가 친퀘테레의 꽃이라더니, 좀 실망스러운 모습에 한 시간도 안보고 다시 기차역으로 향했다.

엄청 많은 인파 속에서도 무사히 기차를 타고 도착한 두 번째 마을 마나놀라(Manarola).

괜히 기대하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 일부러 사진도 많이 안 찾아 봤는데,

마나놀라도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니 제발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길 바라며 이동했다.

 

마나놀라도 뷰포인트까지 가는 길에 터널을 지나야 한다.

 

 

 

이번에는 마을을 가로질러 바닷가까지 가야 뷰포인트를 만나는데,

가는 길에 식당에서 나는 해산물 음식냄새에 황홀해 했다@_@

 

 

 

뷰포인트에서 찍은 마을 사진.

마나놀라는 그래도 리오마조레보다는 훨씬 마을도 크고 예뻐보였다.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건, 마을 옆으로 있는 작은 언덕? 따라 올라가서 마을을 볼 수 있다는 것!

이 더운 날씨에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한다는 큰 단점이 있었지만,

그 곳에서 보는 마을은 내 고생을 다 보상해 주는 것처럼 정말 예뻤다.

 

 

 

이제야 내가 원하는 샷을 좀 찍을 수 있었다:D

언덕에서 마을쪽 아닌 뒷편을 보면 세 번째 마을인 코르닐리아가 보이는데, 여기서 보는 바다가 정말!!!

오빠는 마을보다 바다가 더 예쁘다며 열심히 셔터를 눌렀고, 다른 관광객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다들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 본 후 다시 세 번째 마을인 코르닐리아(Corniglia)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나섰다.

기차를 타기 전 오빠가 미리 경고(?)를 했는데, 코르닐리아 뷰포인트는 엄청나게 오르막길이라는 것.

뭐라구...?

아직 시간은 한 시도 채 되지 않았는데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양산을 쓰지 않고서야 버틸 수가 없는데,

오르막길이라니. 듣기만 해도 정신이 혼미했다.

어젯 밤 패기 넘치게 피사까지 찍고 오자고 했던게 얼마나 미친 생각이었는 지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세번째 마을에서는 역에서 센트로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고,

센트로에서 내려서 조금만 올라가면 뷰포인트를 만날 수가 있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버스에 에어컨은 없었고, 승객은 겁나게 많아서 정말 사우나가 따로 없었다는 것.

센트로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는데 에어컨 켜진 줄 알았다.ㅋㅋㅋ

 

내리자 마자 앞에 보이는 방지턱에 앉아 물을 벌컥벌컥 마신 다음에야 이동했다.

정말 너무 더웠어.

 

 

 

버스에서 내려서 오 분정도 걸어 올라가면 보이는 마을 전경.

세 번째 마을은 해안가에 있는 게 아니고 언덕 위에 있는 뷰라 조금은 색달라보였다.

그래도 이 때부턴 그놈이 그놈이라 거의 수박 겉핥기 식으로 뷰포인트에서 사진만 찍고 이동하는 수준이었다.ㅋㅋㅋ

 

 

 

버스를 타고 다시 역으로 돌아가기 전, 우리도 여기서 젤라또를 즐기기로 했다.

검색해 봤을 때 마을 전반적으로 오빠 기준에 맞는 집은 없었지만,

그나마 세 번째 마을에서 평이 좋은 곳인 Alberto Gelateria로 향했다.

 

두 가지 맛에 2유로로 쿠키까지 꽂아주니 저렴한 편이었지만, 양은 좀 적은 편이었다.

역시나 오빠는 피스타치오맛에 꿀맛, 나는 특이하게 무화과맛에 누텔라맛을 선택했는데 평이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어느 하나 와 맛있다! 싶었던 건 없었다. 

 

 

 

네 번째 마을, 베르나짜(Vernazza)에 도착했다.

시작이 좋다고 느껴졌던 게, 기차에서 내린 곳이 터널 안이라 엄청 시원했다.

진짜 없던 땀도 다 식는 기분. 나가고 싶지 않아....

 

 

 

그 전의 마을에 비해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마을 모습은 쏘쏘.

해수욕 하는 사람들 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가야 뷰포인트가 보이는데,

사람들이 세 번째 마을이 오르막길이라 잘 안간다더니 차라리 패스할 곳은 이 곳이 아닌가 싶었다.

첫 번째 마을보다, 아니 여태껏 본 마을보다 제일 마음에 들지 않았던 베르나짜.

마을 뷰도 별로였는데 심지어 바닷물 색도 더러웠다ㅋㅋㅋ 이런데서 어떻게 해수욕을???...

 

일단 왔으니 사진은 찍고 다시 기차역으로 서둘러 향했다.

 

 

 

다섯번째 마을인 몬테로쏘(Monterosso)는 여태껏 본 곳처럼 마을사진을 찍는 곳이 아니고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그냥 패스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네 번째까지 찍었는데 남은 하나를 놓고 갈 순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동했다.

이미 이 때부터 마음속에서 피사 갈 생각은 지운 상태ㅋㅋ 친퀘테레라도 제대로 구경하자라는 생각이었다.

 

진짜 피사+친퀘테레 둘 다 하루에 당일치기 하는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다섯 번째 마을은 마을 없는 포지타노 느낌이었다.

바닷가에 파라솔이 가득 펼쳐져 있고, 흑인들이 비치타올을 팔고 있고.

당일치기인 우리는 당연히 수영복을 안 챙겨왔기에 멀리서만 바닷가를 즐기다가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갔다.

 

진짜 이탈리아와서 제일 더운날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양산을 쓰고 있었는데도 더워 죽는 줄 알았다.

 

 

 

다섯번째 마을까지 인증샷 완료:D

이제 집에가자-

 

 

 

기차타고 가는 길, 오빠가 다시 한 번 피사 안가도 되냐고 물었지만 내 대답은 역시나 YES였다.

가는 내내 꿀잠을 잤는데도 몸이 뻐근해서 집까지 걸어가는 것도 힘들었다.

오늘 저녁은, 신라면과 불닭볶음면!

 

라면을 쟁여두니 자꾸 꺼내먹게 되는 것 같지만, 너무 생각이 나서 어쩔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신라면을 먹어서 그런가 국물이 칼칼한 게 정말 맛있게 먹었다.

불닭볶음면은 말할 것도 없지:9

 

 

 

오늘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야경은 패스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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